베트남 현지 IT 업계 이슈 및 ERP 현황

“영림원, 베트남에서 올해 100% 성장”, 베트남 현지 IT 업계 이슈 및 ERP 현황

김진환 영림원 베트남 파트너 대표 인터뷰

영림원소프트랩은 11월초 일본 오사카에서 창립 30주년 기념 해외 워크샵을 개최했다. 400여명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번 해외 워크샵에서 영림원소프트랩은 2030년까지 아시아 ERP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동안 해외 시장 진출에 주력했던 베트남, 일본 등에 이어 인도네시아 등 신규 시장과의 협업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11월 11일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워크샵에서 김진환 베트남 현지 파트너의 대표를 만나 베트남 ERP 시장과 IT 이슈, 그리고 영림원의 ERP 진출 전략에 대해 들었다.

◇베트남 대표 파트너 회사 소개 = 우선 간략히 저를 소개하자면 1998년 영림원소프트랩에 개발자로 입사해 K시스템 G&I, K시스템 Genuine 버전 개발에도 참여했다. 2006년도 영림원은 베트남에 대표 사무소를 설립했는데 2008년부터 한국인 관리자가 필요해 베트남 대표 사무소장으로 나왔다.

이후 법인 설립 후 2010년부터 베트남의 하노이, 다낭, 호치민에 사무실을 두고 현재 직원수는 47명이다. 현재까지 96개 누적 고객 수를 가지고 있고, 지속적인 서비스를 하는 고객수는 현재 73개다. 직접 운영을 하고 있지만 전략적인 큰 그림은 영림원소프트랩의 전략에 따라 함께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 베트남 현지에서의 IT 관련 이슈를 3개 정도 꼽는다면? = 첫 번째는 인력부족이다. 한국기업들이 베트남에 본격적으로 진출을 시작한 2010년에서 2013년 정도까지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우수한 인재들이 선호하는 직업이었다. 그런데, 개발자라는 직업이 타직종에 비해서 높은 노동 강도, 잦은 야근 등으로 가족 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베트남 젊은 층으로부터 외면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점점 예전에 비해 개발자들의 역량이 떨어지기 시작하여, 지금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또한 우수한 인재는 삼성을 비롯하여 외국계 대기업들이 자체 인력으로 선점을 하고 있어 일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우수한 인재를 찾기가 어렵다. 여기에 해외, 특히 일본으로부터의 외주개발 수요가 급증하면서 단순한 능력만으로도 개발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추세는 자체적인 솔루션을 가지려는 노력을 하지 않게 되는 두번째 이슈로 이어졌다. IT 붐이 일었던 2000년대 후반에도 베트남에서는 오픈소스를 선호하는 성향이 매우 강했다. 한동안은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하는 ERP 서비스를 하는 업체가 많이 있었고, 지금도 어느 정도의 숫자는 있다고 알고 있다. 자체적인 솔루션 개발에 도전을 하기보다는 외주 개발 서비스를 하거나, 외국의 솔루션을 가져다 파는 것이 더 쉬운 길이라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다.

국책 사업에 큰 역할을 했던 FPT도 어느 순간부터 자체개발을 포기하고, 외국 회사들과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통부에서 발행하는 IT Whitebook에 따르면 2019년 IT매출은 21억 달러 수준이다. 여기에는 우편, 통신, 디지털 컨텐츠 등이 모두 포함이 된 것이다 . 기본적인 성장률을 감안하여 2023년을 예측해보면 24억 달러 수준이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그런데, LinkedIn의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2023년도 소프트웨어 외주 개발 수출액이 5.9억달러이다. 24%가 넘는 비율이다. 24억달러가 모두 소프트웨어가 아닌 상황에서 5.9억달러가 외주개발 매출이라면 얼마나 큰 비중인지 짐작이 되리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베트남의 IT 이슈는 정부의 관심 저하이다. 2012년도에 정통부에서 발행된 IT Whitebook과 가장 최근의 마지막 버전인 2019년의 내용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2012년도에는 IT 매출을 상세한 분야별로 통계자료를 만들었고, IT인력의 구성, IT 수출현황, IT 관련 대학교 현황, 심지어 ERP 공급회사의 레퍼런스 등 IT 전반에 대한 현황을 파악이 가능했다. 하지만, 2019년을 보면 IT를 POST, Telecommunication, IT Application, Information Security 등을 모두 IT Whitebook에 포함을 시키고 있다.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도 E-Government, IT와 Electronics, Telecommunication, Digital Contents등과 합쳐서 통계 수치를 나타내고 있어서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E-Government는 한국정부가 개발한 오픈소스 전자정부 프레임워크를 기반으로 만든 시스템이다. 그나마 2019년 자료가 최종이고, 지금까지 그 이후 년도의 통계가 제공되지 않고 있다.

◇ 베트남 기업들의 ERP 도입 현황은 어떤가? = 현재 베트남의 ERP상황을 알 수 있는 자료는 거의 없다. 앞서의 질문에서 답변 드린 것처럼 어떠한 통계자료도 찾을 수가 없다.

다만, 대표적인 로컬 ERP 업체인 MISA, FAST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짐작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MISA는 베트남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이다. 이 회사에서 최초개발한 회계솔루션은 베트남 회계를 하는 사람들의 표준이다. 모든 회계를 하는 사람들은 이 프로그램을 알고, 모두 사용을 할 줄 안다. 27년 업력에, 전세계 20개국에 공급되고 있고, 7만개 공공기관, 17만개 일반기업, 250만의 개인 및 개인회사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가 약 20여개의 솔루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중에서 2개가 ERP다. 그런데, 이 회사의 2022년 매출이 한화로 약 600억이다. FAST는 규모는 MISA와 많이 차이가 나지만 역시 대표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이고, MISA의 다양한 서비스 보다는 회계, 인사 그리고 전자세금계산서 등의 서비스에 집중을 하고 있다. 역시 해외 17개국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고 한다. 이 회사의 매출이 한화 약 100억 정도로 추정이 된다.

이러한 예를 가지고 짐작을 해보면 ERP 도입현황은 매우 미미 할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다.

◇ 영림원 ERP를 공급하는데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 IT기업 혹은 SW기업의 현재 진출 현황 및 향후 전망 = 하노이 NIPA에서 작성한 자료를 보면 베트남 전역에 약 100여개의 IT 회사가 진출해 있다고 한다. 그 중에는 ERP를 공급하는 곳들도 있고, 인사 시스템만을 공급하는 회사, WMS, MES 등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곳들도 있다.

하지만 어느 곳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 보이고, 현재의 대부분의 진출은 한국에 본사를 둔 상태에서 베트남에 개발센터를 두는 형태가 가장 많은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한국의 인건비 상승의 문제로 베트남에 개발센터를 두는 형태의 진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영림원 ERP에 대한 베트남 현지의 평가 및 그동안의 성과는? 멀게는 최근 3년, 가깝게는 올해 1년 평가. 내년의 전략 등 = 베트남내 한국 기업들을 대상으로는 꽤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 그것은 저희가 잘했다기 보다는 다른 경쟁상대가 없었기 때문으로 생각을 한다. 저희가 별도로 영업을 하지 않아도, 로컬 기업 들로부터 도입문의를 적지 않게 받고 있다. 영림원 ERP을 알게 된 경로를 물어보면 주변 사람들로부터 추천을 받았거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것을 근거로 베트남 내에서 나름의 인지도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다. 다만, 저희가 적극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고 있고, 한국 보다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나, 예산의 한계 때문에 수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과거 3년은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상당히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2019년부터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을 하였는데, 2020년 코로나가 전세계를 덮치면서 기존에 진행되던 영업 건이 취소되거나, 예정되었던 프로젝트가 연기가 되었습니다. 2021년도에도 그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졌고, 그 여파는 2022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과 연결되지 않은 베트남내 한국 기업들의 수주가 어느정도 있었고, 기존 고객사들의 확장 건으로 매출의 큰 하락 없이 유지를 할 수 있었다. 3년간 막혀 있었던 ERP 도입 수요가 2022년 영업부터 시작되어 2023년에 100%가 넘는 매출 성장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자동차 쪽의 신규 투자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향후 몇년간은 이러한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기업만으로는 올해와 같은 큰 성장세를 이어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을 하고, 한국 기업이외에 일본 기업을 타켓으로 하는 성장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 향후 베트남 시장에서의 영림원 ERP의 성장 가능성 = 베트남 시장만을 대상으로 해서는 큰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베트남은 자체 제조업을 키워 나가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GDP 중에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24.5%인데, 그 중 60% 이상을 삼성이 담당하고 있다. 과거 중국에서 삼성이 생산을 시작한 약 3년 후부터 중국은 자체적으로 스마트폰 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것이 화웨이 등으로 이어졌다. 베트남에서는 삼성이 진출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까지도 제대로 된 부품 또는 부자재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래서, 베트남 로컬 기업보다는 좀더 넓게 시장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림원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전진 기지를 두어 왔고, 각자가 해당 지역에서 전문성을 확보해 오고 있다. 이제는 전세계가 한 나라에만 국한되지 않고, 세계 곳곳에 법인을 설립하고 있고, 각 법인의 통합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이미 저희 고객사 중에도 베트남, 인도법인에 ERP를 도입하고, 이를 중국과 한국의 2개 법인, 더 나아가 멕시코 법인에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베트남에 진출한 기업 수는 현재 2100개 정도 된다고 한다. Jetro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70%가 넘는 일본 기업들이 확장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 기업은 베트남뿐 아니라, 이미 6000개 정도가 진출해 있는 태국, 그리고, 앞으로 성장이 예상되는 인도, 인도네시아 등도 많은 진출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시장에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법인이 공동 대응을 통하여 동남아 시장에서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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