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혁신의 바람을 넣는 스타트업 ‘디자인루’

최근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와디즈에서 ‘트랜스포머처럼 필요에 따라 가방이 변신을 한다’는 문구로 인기를 끈 제품이 있다. 400여명의 후원자로 목표금액보다 1270%를 달성한 이 제품은 디자인루가 만든 가방 ‘프로젝트 나인’이다.

짧은 외출에는 개별 가방으로 사용할 수도 있고, 긴 여행을 할 때는 7개 이상의 가방을 붙여서 한 개의 큰 가방으로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짐을 한 번에 많이 가져가야 할 경우에는 가방마다 연결해서 큰 하나의 가방으로 만드는 식이다. 이 가방을 만든 곳은 디자인루라는 스타트업이다. 정보기술(IT) 관련 분야가 아닌데도, 무형의 자산인 디자인으로 ‘2017 창업아이템사업화 지원사업’에 선정됐을 정도로 혁신적이라는 평가다.

박지우 디자인루 대표는 “디자인루는 실제로 존재했을 것 같은 가방을 만드는 곳”이라면서 “세상에 없는 새로운 가방을 만드는 디자인 프로덕션”이라고 말했다. 휴대폰 디자이너 등 15년 이상의 디자이너 경력을 갖고 있는 박 대표는 대표적인 레드오션 시장인 ‘가방’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3년 전에 창업을 했다.

박 대표가 처음 만든 제품은 앞치마 가방이었다. 평상시에는 가방으로 사용하다가 필요할 때 앞치마가 되는 가방으로 건축사 등 전문가용 가방이다. 그 이후 7가지 가방으로 변하는 가방(세븐데이즈 백), 7가지로 변하는 가방에 붙는 가방(프로젝트 나인) 등도 만들었다. 최근에는 피아노 조율사 가방이라고, 조율사들이 여러 가지 도구들을 넣을 수 있는 가방도 만들었다.

박지우 대표는 “세상에 없던 가방, 세상에 있었을 것 같은 가방을 만들고 있다”면서 “디자인루 가방의 강점은 독창성”이라고 말했다. 기존 비슷한 가방이 있을지 몰라도 디자인루와 똑같은 가방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이어 “다른 가방과 차별화 포인트가 있어서 고객도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 구매하는 것 같다”면서 “어려서부터 무엇인가 만들고 붙이고 했던 남성들의 추억이나 로망을 가방 조립의 대리만족을 통해 충족시켜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디자인루 가방의 특징이 기능을 강조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과시하고 싶은 퍼포먼스적인 강점도 있다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앞치마 가방의 경우 건축사 등이 고객을 만날 때 자랑하고 싶어 허리에 찬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디자인루의 사업부는 크게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 기업간거래(B2B), 기업과 개인거래(B2C), 디자인 개발 등이다. 최근 여기에 새롭게 리오(REEO)라는 브랜드를 런칭하려고 준비 중이다. 지갑, 악세서리 등 인테리어 소품을 숙련된 기술자가 아니라 단순 노동으로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갑을 만든다고 했을 경우에, 디자인을 단순화시켜 장애인이나 소외계층이 쉽게 제조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장애인이나 소외계층이 만들고 해당지역의 실버 계층이 직접 그 지역 택배 배송을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사회적 브랜드를 만들 계획이다.

박지우 대표는 스타트업 답계 크라우드 펀딩을 선호한다. 와디즈에만 연간 6~7회 크라우드 펀딩을 할 정도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새로운 판매경로로 활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스타트업은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이나 기술을 소개할 수 있는 경로가 많지 않다”면서 “노력해서 만든 제품을 소개하는데 있어 크라우드 펀딩은 좋은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초창기는 크라우드 펀딩을 해도 목표금액의 100%를 겨우 넘기는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목표금액 대비 1200% 성과를 내고 있어 매출도 그만큼 올라가고 있다. 해외 진출도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크라우드 펀딩사이트인 인디고고에서도 제품을 올리려고 준비중이다.

박지우 대표는 “고객들이 어떤 도구를 사용할 때 떠오르는 가방 브랜드가 디자인루의 브랜드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루가 ‘포스트 모더니즘’이라는 용어처럼 유명 가방 브랜드의 이름을 따와 ‘포스트 샘소나이트, 포스트 내셔널지오그래픽’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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